조선시대 신분제도

조선시대 신분제도는 오늘날과 달리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어서 그에 따라 사회적 차별을 받았습니다. 이 같은 신분제도는 법의 뒷받침을 받으며 누구든지 신분에 따라 특권을 누리든지 아니면 차별을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상급 신분이 지배층이 되고, 하급 신분이 피지배층이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신분제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 초기 양인과 천인

조선초기에는 양인과 천인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양인은 법적으로 국가에 속하여 공민권을 가졌는데, 대신 국가에 대해 조세, 공납, 군역, 요역의 의무를 져야 했습니다.

천인은 양인과 달리 개인이 소유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 노비로서 공민권이 없어 벼슬길이 막히고 국역에 대해서도 면제되었습니다. 그 대신 노비는 주인에게 봉사할 의무가 있었는데, 노비의 주인이 국가나 관청이면 공노비라고 하였고 주인이 개인이면 사노비라고 불렀습니다. 권리와 의무에서 차별이 분명하였기에 양인과 천인의 신분을 함부로 바꿀 수 없었습니다.

 

고려 말 중앙집권 체제가 약해지면서 대지주와 사찰들이 많은 토지와 재산을 소유하면서 양민을 농장으로 불러 모아 노비로 부렸습니다. 그 이유로 조선 초기에는 공민이 줄고 사민이 많아 국가 경영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에 조선왕조는 중앙집권 체제의 안정을 위하여 국가 통치의 근간이 되는 양인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양인을 확보화기 위한 노력으로 노비변정도감이라는 임시 관청을 두고 수십만 명의 노비를 해방시켰습니다. 또한 인구조사와 호패법 등을 시행하여 노비가 아닌 사람은 가능한 모두 양인으로 정하였습니다. 그 결과 나라에서 부과하는 여러 부담을 담당하는 신분인 양인의 수가 증가하여 국가 재정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초기의 양인 신분 분류

조선 초기의 양인 신분은 직업과 경제력의 차이에 따라 복잡한 계층으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양반, 중인, 농민, 장인, 상인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양반은 노비를 거느리고 지배층으로서의 많은 특권을 누렸고, 중인은 양반의 지배에 손발 구실을 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기술이나 행정 실무를 보조하였습니다. 농민, 장인, 상인 등은 생산에 종사하였습니다. 

양인은 모두 법적으로는 자유민이어서 농민, 장인, 상인 등도 관직에 나갈 수 있었으나, 경제적 처지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여 실제로는 정상적인 길을 통하여 관직에 오르기는 힘들었습니다.

 

 

양천제

양천제는 양인과 천인을 구분하는 신분제도였습니다. 조건 건국 당시에는 양천제가 제대로 기능하였습니다. 그러나 15세기 말엽부터 사회적, 경제적 여건이 변화하면서 양인을 다시 양반과 중인, 그리고 이 두 범주에 들지 않는 나머지 양인 등 셋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신분제는 양반, 중인, 양인, 천인의 네 가지 신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양반은 권력과 부를 장악하고 나머지 신분층들을 지배했기 때문에, 조선왕조를 양반 사회 또는 양반 신분제 사회라고 하였습니다.

 

 

양반의 등장

조선의 신분제도 중 양반은 본래 특정한 개인이나 가문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라 조정에서 의식 등을 치를 때 그곳에 참석한 문반과 무반 등 현직 관료들을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넓은 의미의 사회계층과 신분에 대한 명칭으로 변화했고, 현직 관료뿐 아니라 관직을 가질 수 있는 인물과 가문을 포괄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반은 조선시대 신분제도 중 가장 높은 신분이었지만 공민권을 지닌 양인의 하나이므로 관직이 없는 양반은 군역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15세기 말엽이 되면서 관직을 갖지 않아도 관품만 있으면 그 자제까지도 군역을 면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군역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특권을 가진 양반은 농사와 같은 생업에는 전혀 나서지 않고 학업과 가문을 배경으로 오직 관직으로 나가는 것만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들 양반의 경제적인 기반은 그들이 소유한 토지와 노비에 있었습니다. 중앙 관료로 진출하기만 하면 벼슬에 따라 과전을 지급받아 경제력을 갖출 수 있었으며, 상속이나 황무지 개간 등의 방법으로 지주로서의 지위를 누렸습니다. 소유한 토지를 기반으로 그들은 농민이 거둔 수확의 절반 이상을 자기 몫으로 가질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양인들은 개인의 선택과 자질에 따라 각자 원하는 지역을 얻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과거에 응시해 문무 관료나 생원, 진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군역을 지더라도 무예 실력을 쌓아 내금위나 별시위 등의 취재에 응시해 국가의 급료를 받는 특수군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양인이라는 공통의 기반 위에서 스스로 자질을 쌓아 보다 상급의 지위에 이르는 게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양반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봉제사와 접빈객의 품위를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봉제사는 조상에 대한 제사를 빠뜨리지 않고 정중히 지내는 것을 말하고, 접빈객은 친족과 벗을 비롯한 방문객을 정중하게 대접하는 것이었습니다. 

 

 

 

 

양반의 관료에 대한 우대

양반은 법제상 다시 사족과 서인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사족은 국가의 관료, 서인은 그 외 국가의 역을 지는 사람을 가리켰습니다. 즉, 관료와 관료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관료들은 국왕을 도와 국가 운영에 참여하고 그 보상으로 여러 가지 우대를 받았습니다.

관료들은 과전과  함께 급여에 대한 녹봉을 받았습니다. 이에 비해 서인들은 군역 등 다른 역을 지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관료들은 제도적으로 중죄가 아니면 형벌의 집행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우대를 받았는데, 신체형인 태와 장을 벌금인 속으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관료들의 가족들이 누리는 우대도 점점 확대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관료의 자손도 양인의 한 사람으로 군역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3품 이상 고위 관리와 청요직 관리의 아들과 손자 등 소위 음자제들은 특수 병종에 배속돼 품계와 직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고 쉬운 취재시험을 통해 벼슬에 나갈 수 있는 특혜 및 우대도 받았습니다. 관료의 자손들은 자신이 관료가 되지 못하더라도 국가적으로 예우를 받는 특권층이 되었습니다.

이러하듯이 관료들은 서인과 구분하여 각종 권력과  혜택 등의 우대와 특혜를 받았습니다.

 

 

중인의 등장

조선시대 신분제도 중 중인은 양반이 농민을 지배하는 것을 돕는 신분이었습니다.

중인은 중앙의 기술관이나 서리, 지방 수령의 행정 실무를 돕는 향리 등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양반들이 꺼리는 여러 전문 기술직을 맡아 관청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들은 양반으로의 신분 상승이 거의 막힌 채 직책을 세습하며 하급 지배층을 구성하였습니다.

중앙의 고급 기술관은 중인 가운데 최상층에 속하였습니다. 관청에서 근무하는 의관, 역관, 천문관과 도화서, 호조, 형조에 소속된 화원, 산원, 율관 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분적으로 큰 차별을 받지 않았지만, 점차 양반 중심 사회로 굳어짐에 따라 높은 관직으로 진출할 수 없게 되는 등 신분 제약과 차별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향리는 원래 지방 사회의 유력층으로서 고려시대에 활발하게 관직에 진출했던 계층이었습니다. 조선이 개국한 후에는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그 세력이 약화되어 지방관청에 속하여 수령을 보좌하는 아전으로 격하되었습니다.

중인 중에는 서얼도 있었습니다. 서얼은 첩의  소생을 말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아버지가 양반이라도 어머니의 지위에 따라 자식을 차별하였습니다. 

 

 

천인의 등장

조선시대 신분제도 중 최하층인 천인은 노비를 말합니다. 노비들은 양반들을 위해 잡일을 담당하였으며 소유주의 재산으로 매매와 양도, 상속되는 비천한 존재였습니다. 

조선 초기 노비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이 가운데 공노비는 국가기관에 소속되었고, 사노비는 주로 양반 지주들이 소유했습니다. 노비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이들의 처지는 대개 소작을 하는 양인 농민과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농민보다 훨씬 천대를 받았으며, 주인에게 예속되어  평생 일만 하는 신세였습니다. 

법적으로는 양인으로 취급되기도 하였으나 실제로는 양인과 엄격히 구분하여 노비처럼 천대를 받았던 뱃사공, 묘지기, 어부, 백정, 광대, 무당, 기생 등이 있었습니다.